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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ra, Opus 5.5, Argon: 19일, 그리고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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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한 달 동안 "역대 최고 모델"이라는 문장을 몇 번 읽었는지 세다가 포기했다. 9월 3일 OpenAI가 GPT-6 Astra를 내놨고, 9월 22일 Anthropic이 Claude Opus 5.5를 내놨고, 9월 30일 Google이 Gemini 4 Argon을 내놨다. 세 회사가 한 달 안에 주력 모델을 한 번씩 갈아치웠다. 그 사이사이에 Claude Fable 5.1(9/1), Sonnet 5.5(9/28), GPT-6.1 Sol(9/29)까지 끼어 있다.

모델 하나하나보다 더 눈에 들어온 건 간격이다. 새 모델이 나오는 간격이 눈에 띄게 짧아지고 있다.

9월의 세 모델

GPT-6 Astra (9월 3일). OpenAI가 "세계에서 가장 똑똑하고 정렬이 잘 된 모델"이라고 소개한 모델이다. 컨텍스트 100만 토큰, 가격은 입력 100만 토큰당 10달러, 출력 50달러. 7월 보안 사고 이후 안전장치를 더 넣느라 출시가 미뤄졌고, 그래서인지 사이버보안 쪽 일부 요청은 거절하는 제한된 형태로 풀렸다.

Claude Opus 5.5 (9월 22일). Astra로부터 19일 뒤다. 상위 모델인 Fable 5.1의 성능을 상당 부분 따라가면서 가격은 40% 낮췄다. 입력 4달러, 출력 20달러. 7월 말 Opus 5가 나온 지 두 달 만이고, 에이전트 작업 성능과 효율에 무게를 뒀다.

Gemini 4 Argon (9월 30일). Opus 5.5로부터 8일 뒤다. 처음엔 Google의 Fairwind 프로그램에 속한 사이버 보안 방어 쪽 사용자에게 먼저 풀고, 유료 API와 AI Ultra 구독자는 그다음이라고 한다. 소개 가격은 입력 2달러, 출력 10달러다.

19일, 그다음 8일. 경쟁사의 플래그십이 나오고 다음 플래그십이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예전에는 어땠나

2023년을 떠올려 보면 차이가 분명하다. GPT-4가 3월, Claude 2가 7월, Gemini 1.0이 12월이었다. 큰 모델 하나가 나오면 몇 달 동안 그 모델 얘기만 했다. 벤치마크를 돌리고, 블로그 글이 쌓이고, 쓰는 법이 정리될 시간이 있었다.

한 회사만 놓고 봐도 그렇다. Anthropic의 최상위 Opus 라인은 이렇게 나왔다.

  1. 2024년: Claude 3 Opus (3월) — 한 해에 하나
  2. 2025년: Opus 4 (5월), Opus 4.1 (8월), Opus 4.5 (11월) — 세 개
  3. 2026년 9월까지: Opus 4.6 (2월), 4.7 (4월), 4.8 (5월), Opus 5 (7월), 5.5 (9월) — 다섯 개

1년에 한 번이던 게 분기마다로, 분기마다이던 게 두 달 남짓으로 줄었다. 여기에 Fable, Mythos 같은 새 상위 라인까지 생겼다. 다른 회사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모델 이름에 붙는 소수점이 빨리 올라가는 것 자체가 그 속도를 보여준다.

더 강해지는데 더 싸진다

간격만 줄어드는 게 아니다. 9월 모델들을 보면 "더 강한 모델"과 "더 싼 모델"이 거의 동시에 나온다. Astra가 나오고 4주 뒤 OpenAI는 "Astra에 가까운 성능을 5분의 1 가격에" 쓸 수 있다는 GPT-6.1 Sol을 냈다. Opus 5.5도 상위 모델 성능을 40% 싼 가격에 가져왔다. 꼭대기 성능이 올라가는 속도와, 그 성능이 싸지는 속도가 둘 다 빨라졌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이쪽이 더 크게 느껴진다. 지난달 비싸서 못 쓰던 수준의 모델이 이번 달엔 기본값이 된다.

왜 이렇게 빨라졌나

밖에서 보는 입장이라 추측이 섞이지만, 몇 가지는 보인다.

  1. 경쟁 구도. 세 회사가 비슷한 수준에서 붙어 있으니, 한 곳이 내면 나머지가 오래 기다릴 수 없다. 9월이 그 모습 그대로였다.
  2. 큰 도약 대신 작은 계단. 2년에 한 번 GPT-4급 도약을 하던 방식에서, 두 달마다 조금씩 나아진 걸 내놓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소수점 버전이 많아진 이유다.
  3. AI로 AI를 만든다. 각 회사가 자기 모델로 코드와 연구를 돕는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Google도 Argon이 이미 사내에서 코딩부터 연구까지 쓰이고 있다고 했다. 도구가 좋아지면 다음 도구를 만드는 시간도 줄어든다.

혼자 개발하는 입장에서

솔직히 따라가기 벅차다. 모델 하나를 손에 익힐 때쯤 다음 모델이 나온다. 그래서 요즘 정한 원칙은 이렇다.

  1. 모델 이름을 코드에 박지 않는다. 설정 한 곳에서 바꿀 수 있게 둔다. 두 달마다 바뀔 값이면 상수가 아니라 설정이다.
  2. 내 작업으로 직접 비교한다. 벤치마크 점수보다, 내가 실제로 시키는 일 몇 개를 새 모델에 그대로 돌려보는 게 훨씬 빨리 판단이 선다.
  3. 매번 갈아타지 않는다. 지금 쓰는 모델로 일이 되고 있다면 굳이 출시 당일에 옮길 이유가 없다. 2주 뒤에 더 싼 버전이 나올 확률이 꽤 높다.

지난 글에 Sora API 종료를 보며 "남의 API 위에 서 있다"는 얘기를 썼다. 이번 달을 보니 반대 방향의 위험도 있다. 사라지는 게 아니라 너무 빨리 바뀌는 것. 둘 다 같은 답으로 이어진다. 바뀔 부분은 한 곳에 모아두고, 판단은 내 작업 기준으로 한다.

그래서

2023년엔 반년에 한 번 큰 모델이 나왔다. 2026년 9월엔 한 달에 세 번 나왔고, 그 간격은 19일에서 8일로 줄었다. 다음 달엔 며칠이 될지 모르겠다. 확실한 건, "최신 모델"이라는 말의 유효기간이 이제 몇 주 단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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